# 餘談
고1 여름방학 하던날, 청소시간이 끝나기 전에 친구들 몇몇과 함께 -그저 햇빛이 내리쬐는 운동장에서 치뤄지는 방학식, 교장선생님의 따분한 잔소리들이 싫어서- 시원한 게임방을 향해 내질렀다. 본 사람도 없고, 걸릴리 없을거라고 확신했다. 그렇게 우리반에서만 스무명이 도망을 갔다. 우리와 같은 생각을 열여섯명이나 하고 있었다. 더 놀라운것은 거기에는 모범생이라 불리우는 착실한 친구도 있었다. 우리 담임은 교련과목 선생님이셨다. 교장선생님께서는 다른반보다 줄이 절반밖에 되지 않은 우리반을 보고 인상을 찌푸리셨다고 했다. 오후한시, 신나게 게임을 하고 있는데 친구들이 전화했다. 담임이 남은 학생들을 인질로 모두 모일때까지 집에 안보내주고 있다며... 2001년 우리의 여름방학은 운동장에서 두시간동안 오리걸음을 하고 땀에 범벅이 되고나서야 막이 올랐다. 그것은 우리에게 있어서 일탈에 대한 판타지가 막 시작되던 순간이었다. 그순간 우리는 그곳의 주인공이고, 모험자였다... 그러나 2007년 스물넷, 익숙치 않은 나이의 여름방학은 이제 쓸모없는 껍데기가 되고 말았다. 우리가 망상이었다며 치부해버린 것들이 바로 꿈이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 자체가 매우 슬픈 일이 되어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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