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버지니아에 반성하는 한국인
# 왜 나의 나라가 아닌 우리 나라일까_

버지니아 공대에서 일어난 대량 총기 살인사건이 전 세계적으로 충격을 주고 있다_ 시험기간 중에 도서관의 컴퓨터를 통해 알게되어 마냥 남의일 같던 사건이 용의자가 한국계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갑자기 국내에서 일어난 대량참사 사건인 것 마냥 일파만파로 커지게 되었다_ 한국 정부는 대사관을 통해 버지니아대와 미국 정부에 공식적인 유감을 표명하였고, 민간에서는 지역 한인 공동체에서 희생자에 대한 추도를 지원하는등 조심스러운 속죄를 표현하는듯 하다_ 더구나 오늘은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버지니아 희생자 추모식이 열리기까지 했다_

하지만 어째서 한 미국인의 개인적인 정신장애가 우리나라를 속죄하게 만들었는지 어떻게 보면 이해가 가질 않는다_ 미 전차에 의해 우리나라 여중생 두명의 목숨을 앗아 갔을때도, 미군이 아닌 미국인 전체에 사과를 요청했어야 하는가_ 최근의 부녀자 성폭행사건을 저지른 미군병사에 대해서도 미국 정부에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하지 않았다는 것은 다소 역설적인 부분이 아닐까?

오늘일자(2007년 4월 21일)로 뉴욕타임즈에 " South Koreans Feel Sorrow Over Shootings " 의 제목으로 올라온 기사가 눈길을 끈다_ 내용인즉 한국인들이 이번 사건을 국가적 차원으로 해석하고, 한미관계에 대해 우려하며 대통령과 언론모두가 국가와 결부시켜 미국의 반응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인(the Korean : Who They Are, What They Want, Where) 의 저자 마이클 브린(Michael Breen)은 지면에서 "한국은 개인보다 국가의 대외적 이미지를 더 중요시한다."라고 말한다_

하지만 생각해보면 이러한 면에서 미국과 한국의 고유 근본적인 가치관이 상당히 다른 과정을 거치며 자리잡았음을 확실히 보여준다_ 우리나라는 반만년동안의 단일민족을 이루며 살았고, 무엇보다 민족공동체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_ 여러 종교가 충돌없이 화합하여 공존하는 모습도 종교 이기에 앞서 민족성인 근간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인것이다_ 반면 미국은 국민 모두라고 할 수 있을 정도가 이주민이고 다양한 민족이 다면적인 문화를 이루기에 민족성보다는 동질성에 의해 형성된 집단내에서 연대감을 느끼는듯 하다_ 그렇기 때문에 세계 각지에 군대를 주둔시키고 자신의 국가와 전혀 상관이 없는 사막에서 죽음을 맞더라도 국가를 위해 희생으로 인정받고 자랑스럽게 치켜세우는 것도 민족성의 한계를 극복한 예 인듯하다_

어쨌거나 이러한 차이를 느낀것은 비단 어제 오늘만의 일이 아니지만 얼마전에 읽었던 생각의 지도라는 책과 이번 사건을 통해 동양과 서양의 근본적인 사고가 얼마나 다른지 좀더 분석적으로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_ 우리는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일이 미국인들에게는 기사화 할만큼의 특이한 현상으로 보여지는 것_ 그리고 미국의 반응에 대해 가슴을 쓸어내리는 한국인들_ 박태환이 금메달을 땄을때의 그 자랑스러움을 자신에게 대입하고, 이번 총기 사건이 터진후에는 모두가 범죄자의 가족인것마냥 속죄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고_

사람 혹은 국가라는 것을 보편성에 의해 해석하는 것은 상당히 어리석은 것인듯 하다_ 하루빨리 미국 뿐만아니라 우리 한국인들도 예전의 자리에서 미국을 대할 날이 왔으면 한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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