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야토론 TV를 켜니 KBS의 심야토론에서 "한미FTA, 어떻게 될것인가?"라는 주제로 논쟁이 오고가고 있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4월에도 FTA에 대해 토론을 했던 기억이 있는데, 이번 토론은 FTA 타결이 임박해서 그런지 양측의 갑론을박이 더욱 거센것 같다. 한가지 우스운 것은 패널의 채수찬 의원 (열린우리당), 최원목 교수 (이화여대 법학과), 심상정 의원 (민주 노동당), 최재천 의원 (무소속)이다. 이들은 불과 일주일 전에 MBC의 '100분 토론'에서 한번 맞붙었던 인물들이다. 어떻게 보면 일주일전의 100분 토론의 재방송이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제법 서로들 공부좀 해온것 같았다. 100분 토론에서도 두드러졌던 최재천 의원은 정부의 FTA 정부 비공개를 강력히 질타했던 장본인 인만큼 카리스마 있는 인상이었다. 그리고, 뉴페이스 김도훈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 사람은 과연 정부정책연구소에서 공부는 열심히 한 듯 하지만 말은 할수록 자기 논리에 대해 모순으로 빠지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저작권 관련 언급에서 미국은 정책 변화가 거대한 시장만큼 쉽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작은 시장인 우리 나라에서 맞춰줘야 한다는 말에서 과연 이 사람은 논문을 어떻게 쓰는지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후반부에 "자신은 경제학자라 뭐라 끼어들기 힘들다"고 하였지만,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니 김도훈씨의 FTA에 대한 논문들은 주로 2006년 8월 이후 쓰여진 것으로 이미 FTA 3차협상이 들어가는 시기부터 FTA에 대해서 관심을 가졌다고 할 수 있다. 어쩌면 그것마저 대통령이 주문에 의해 쓰여진 것일 수도 있을것이다. 그리고 최원목 교수 역시 무역이나 경제에 관한 지식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보니 정책의 정당성만 논하며 상당히 정치인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모습이었다. FTA가 체결되지 않았을 경우 잃게 되는 가치를 생각해보자고 하였지만 과연 자신은 그 가치가 어떤것인지 꼬집어 말할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리고 FTA 에 대한 찬성 패널들이 서로 말한것과 같이 "FTA 는 정치인들이 국민들의 실익을 따져서 타결할 것이다." 라는 민주주의(국민의 주권)를 부정하는 발언은 상당히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자가당착(自家撞着) 2006년 2월 3일 한미 FTA 협상 발표 이후, FTA 협상을 시작한지 1년여가 지났다. 정운찬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주 우리 학교에서 열렸던 특강에서 시장경제를 지지하는 경제학자로서 무역에 윤활유를 붓는 자유무역협정에 대해서는 찬성이지만, 시장규모가 6배에 달하는 미국과의 협정이므로 충분한 사전 영향평가가 이루어 졌어야 한다고 말했다. 나 역시 무언가 잘못되어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게 이로운 것을 얻고자 하는 것보다 미국이 우리나라에게 요구하는 것을 막기에 급급하는 FTA 는 협상이 아니라 M&A와 같은 의미로밖에 해석될 수밖에 없다. 초등학교때부터 배웠듯 경제는 기업, 가정, 정부 3주체가 있다. 정부는 단순한 외교정책으로 보아서는 안될 것이다. 특히 정부기관내의 공무원들이 만들어 놓은 논문과 제안, 그리고 몇몇 소수의 설문조사 자료만으로 빅딜을 쉽게 매듭짓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정부의 목표가 이미 타결 자체로 유명무실이 되어버린게 아닌가 싶다. 아마 오늘이 지나면 바로 노무현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가 있을것으로 알고 있다. 뒤늦게 무너져버린 둑에 삽질하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될 것이다.
미국측에서 강력히 요구하는 사항중에 하나가 투자자가 국가에 대해 소송을 걸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건이다. 이는 만약 정부가 FTA이후 역효과가 발생하는 산업들에 대해 나름의 보완정책을 펴더라도 외국 투자자들이 이에 대해 국제소송을 건다면 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의미이다. 나아가 정책결정에 있어 외국 투자자들의 손익도 가려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