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회색빛 은은한 그림자 드리운 아침인가 하면 어느새 태양이 누군가 당겨다 놓은 듯 머리위에서 발광하고 그 눈부신 빛을 피해보려 손을 드리면 손등에 빗방울이 똑똑 떨어진다. 낮에는 너무 더워서 그런지 바람은 저녁이 되어서야 끈적해진 피부를 스치듯 분다. 버스기사도 에어컨을 켜지 않고, 매미도 울어주지 않는 7월의 여름은 아직까지 낯선 이방인처럼 여겨진다.
#2 계절학기로 듣고 있는 재무관리 중간고사를 봤다. 이틀동안 저녁을 롯데샌드와 산타페 오리지널로 대신하며 도서관에서 공부했다. 70분동안 손에서 불이 나도록 숫자를 적었고 계산기를 두들겼다. 후회없고 미련없다. 기말때 더 잘해보자꾸나...
#3 저녁으로 김밥을 먹으러 김밥천국에 가서 아줌마 참치김밥 하나, 쇠고기김밥 하나 주세요 하니 돈은 오천원이나 받으면서 김밥마다 밥알은 설렁설렁 부비고 갓난애기 손바닥만한 깻잎 두 장에 참치, 쇠고기는 소금간하듯 솔솔 뿌리더니 수줍게 김으로 감는다. 고유가, 인플레이션, 저성장의 시대가 어디있나 했더니 김밥집 아주머니 손끝에 있었구나... 한동안 애써 외면하던 펀드 수익률은 -38% ... 그래도 세상은 아직 망하지 않았으니...
(그나저나, 쇠고기김밥은..... 미쿡산일까....?)
#4 忍耐의 一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