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monologue

cafenolog::090714

Cafen 2009. 7. 14. 21:31
#1         
말하고 글을 쓰는것은 참 어려운 작업이다. 특히 남들이 들어주기 위한 말과 읽어주기 위한 글을 쓰는것은 더더욱 가식을 염두해야 한다. 인간이라는게... 아니, 인류 문명이라는 것이 어떻게 보면 언어(말과 글)라는 도구의 발전과 함게 번성하였고, 이제는 누구나 말과 글을 쓰며 그 문명에 대한 참여가 수월하지만, 어찌된게 이런 어려움은 내게있어 감추어져 있던 탈사회적 성향을 발견한 느낌이다. 고기는 씹어야 맛이고 말은 해야 맛이라지만, 애초부터 타인과의 소통을 위한 언어는 행위 그 자체보다, 어떻게 하는가라는 방법론적 조미료가 필요한 것이다. 머릿속에 있는 것, 심상이라는 것에 대해 어느나라의 언어를 쓸것인지, 어떤 품사를 쓸것인지, 어떤 억양이나 톤, 글쓰기에서는 글씨체까지도 그 조미료로서 맛이 달라질 수 있다. 이런것들이 모두 어려움이고 고민이다.
마음껏 썼다가 지우기도 하고, 마땅한 단어가 생각나지 않아 결국 글쓰기를 포기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하물며 글로 먹고사는 작가들은 어떨까..
나와 같은 독자의 입장에서는 소설이나, 시나, 그런 문학들은 그저 유희이며, 잘써진 글을 볼때면 작가의 고뇌보다는 '아, 이 사람은 느낌이 있구나. feel이 좋구나.' 생각한다.
하지만 남이 들어주기 위한 말과 읽어주기 위한 글을 쓰는 작업을 적잖게 해본다면, 결코 말과 글은 감(感)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닌것 같다. (비록 나는 글쟁이도 언변가도 아니지만 그런 어려움을 가끔 겪기 때문에 이것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은 어떻겠는가) 물론 꼭 그런것은 아니지만, 고민은 없고 감상만 있는 말과 글은 사람들에게 기억되지 않고 쉽게 소멸한다. 그렇기 때문에 말을 잘하고 글을 잘쓰는 이들에게는 이런 행위가 고뇌의 시작이고, 과장되게는 '산고(産苦)'에 비유하기도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의 연설을 들어도, 책 한권을 읽어도, 그것의 맛이 달콤하다 해도, 그것은 유희가 아닌 작업, 수공, 단련의 결과물인 것이다. 즉, 마침표 하나에도 고민이 담겨있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문제는 여기서 출발한다.
다른 사람이 듣고, 볼때 좋은 그런 것을 말하고 싶은데, 그것을 위한 충분한 고민은 고려하지 않고 단순한 유희적 성분으로 요리하려는 것이다. 다른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는 기교보다는 기술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기술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말과 글은 어려운 것이다.

-생각..